신냉이는 우리 고향 마을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우뚝하니 잘 자라는 식물이다. 사람들 대부분 이 신냉이를 씀바귀와 혼돈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씀바귀나 박주가리, 고들빼기, 민들레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흰 젖같은 유액과 그 유액의 쓴 맛 때문에 혼동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며, 씀바귀와는 어릴 때 비슷한 모양이기도 한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러한 신냉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약효가 있다고 문헌에 나와있는 기록은 별로 없으나 소나 토끼, 양 같은 초식동물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식물이기도 하며, 싱싱한 잎을 따다 쌈으로 싸 먹으면 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맛있어 한다. 또한 민들레나 씀바귀 등에서 흰 유액에 함유된 여러가지 약효들에 의해 당뇨병, 암, 정력보강, 위장병, 고혈압 등 많은 질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증명되었으니 신냉이 또한 흰 유액의 맛이 같으므로 그 같은 효험이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우리 고향에선 나물 또는 야채로 먹지 않았었지만 요즘 쌈밥집에나 일부 동료들이 산행길에 종종 뜯어서 먹는 지라 나도 몇 번 거들어 먹어보았는데 쓰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괜찮았고 오래도록 입안에 향이 남아 돌더라.
박주가리 : 우리 고향에선 줄신냉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이 박주가리는 신냉이나 씀바귀 등과 마찬가지로 줄기나 잎을 뜯어면 비슷한 흰 유액이 나오는데 다른 것들과는 달리 흰 유액에 독성분이 들어 있다. 봄에 어린줄기와 잎을 따서 삶은 다음 나물로 먹으며, 한방에서는 가을에 열매를 따서 말린 것을 나마자(蘿摩子)라고 해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쓴다. 또한 잎에서 즙을 내어 종기에, 혹은 뱀이나 벌레에 물린 데 바르기도 하고 잎과 열매를 강장·강정·해독에 약용한다. 종자의 털은 솜 대신 도장밥과 바늘쌈지를 만든다.
들판의 풀밭에서 3m 정도로 자라는 박주가리는 거친 모래땅에서도 잘 자라는데, 뿌리, 열매, 잎 모두를 활용하여 남성에게는 정기를 보하고 여성에게는 젖이 잘 나오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해독작용도 뛰어나 상처가 났을 때 잎을 짓이겨 바르면 피를 멈추고 새살이 빨리 돋아나게 도와준다.
박주가리는 여름철에 줄기를 꺾으면 흰 유즙이 나오는데, 그 즙을 사마귀난데 상처를 내고 바르면 사마귀가 떨어진다.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피고 몸이 약한데, 음위증(발기불능), 외상출혈 등에 하루 약 10그램을 달이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박주가리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써 나무나 긴 풀대, 담장을 타고 오르며 아무데나 뿌리를 내린다. 한여름인 7∼8월에 흰색이나 보랏빛의 작은 꽃이 5갈래로 갈라지며 피는데 향이 강한 편이다. 열매는 긴 표주박 모양으로 표면이 오돌토돌하고 익으면 저절로 벌어지는데 그 속에 고운 솜털처럼 생긴 것이 끝에 까맣고 작은 씨앗을 물고 가득 차 있다. 어린 열매를 따서 속살을 먹어보면 약한 단맛이 난다.
예전 민간에서 초가을 뿌리, 줄기, 잎 전체를 채취하여 말렸다가 정액이 부족하거나 힘이 없을 때, 허리와 무릎이 아플 때, 산모의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아이들이 밥을 잘 먹지 않을 때, 새살이 잘 돋고 독을 풀 때, 콩팥에 염증이 생겨 몸이 부을 때 사용했다고 한다.
또 뿌리나 잎, 씨앗으로 술을 담가 3개월 정도 지나면 황갈색의 좋은 약술이 되는데, 하루 한두 잔씩 꾸준히 먹으면 자양 강정, 강장, 음위, 성욕증진에 좋다.
고들빼기 : 민들레와 씀바귀의 중간쯤 되는 모양의 이 고들빼기는 많은 사람들이 씀바귀로 잘못 할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다른 식물임을 알 수가 있다. 이 고들빼기는 옛날부터 해열, 건위, 조혈, 소화불량, 폐렴, 간염, 타박상, 종기의 치료제로 써 왔으며, 봄철에 데쳐서 양념에 무쳐 먹거나 지짐이로 해 먹었고, 늦가을에는 뿌리째 캐서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한다. 산성체질을 개선하는 데는 상당한 효과가 있으며, 요즘은 연중 대량재배를 한다.
한해살이 식물로 5월부터 6월 사이에 백색 또는 황색 꽃이 피며, 60~80cm 정도 자란다. 줄기에 난 잎은 계란형 긴 타원형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진다. 꽃 크기는1.5~1.6cm로 작은 가을국화모양이고 씨앗은 검은 색이며 평평한 원추형으로 바람에 날려 번식을 한다.
물 빠짐이 좋은 양지쪽에서 잘 자라며 습기가 어느 정도 있는 곳을 좋아하며 추위에 잘 견디는 편이다.
옛날부터 고들빼기는 씀바귀와 함께 입맛을 돋우며,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간장을 돕고 활력을 주는 물로 알려져 있다. 고들빼기의 잎과 뿌리는 고지혈증을 개선시켜주며, 지방간으로 인한 간세포의 손상을 지연시키고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성은 차고, 맛은 쓰며 전초 8 ~15g에 물 700ml를 넣고 2~3시간 달여서 식전 또는 식후에 복용한다. 나물로 더 많이 알려져 있고 실제로 고들빼기김치는 맛있기로 유명하다. 가을에 뿌리째 캐어서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깨끗이 씻어 양념에 버무려 김치를 담근다. 얕은 불로 살짝 익힌 다음 물에 담가 두었다가 쓴맛을 우려낸 다음 나물이나 찌개를 끓여 먹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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