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밀양으로 이사를 오고 난 뒤 집앞을 지나다니는 다정한 강아지 세마리를 보아왔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거의 같은 시간에 한놈이 앞장서고 그 뒤로 두놈이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돌아다니는 폼이 자기구역을 순찰하는 경비원 같은 품위가 느껴지는 그런 놈들 이었지요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가고 논으로 밭으로 종횡무진 돌아다니는 놈들이라 동네 유지쯤으로 여기고 관망만하고 지냈지요
근데 며칠전부터 우리집옆 콘테이너앞에 항상 앞장서던 한마리가 쭈그리고 앉아서 사람이 다가가면 짖어 대면서 천천히 뒷걸음질치며 도망을 가는 폼이 좀 이상하다 싶었지요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어제 저녁늦게 보일러에 나무를 보충하러 나갔는데 몹씨도 급하게 짖어대며 무언가를 쫒아서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좀처럼 짖지않고 우아하게 돌아다니던 놈들이었는데 이상하다싶어 오늘 아침에 콘테이너 주변을 탐색하다보니 아주 약하게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후레쉬를 찾아서 콘테이너 밑을 여기 저기 쳐다보니 속에 누런강아지가 가만히 앉아서 나를 지켜보는 것이 보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누런강아지 앞발쪽에 꼼짝도 않고 있는 조그만 무언가가 보이고 그 옆에는 얼룩무늬를 가진 새끼강아지가 낑낑거리며 어미품을 찾아 가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하!!! 여기서 새끼를 낳고 보호하기위해 숫놈은 밖을 지키고 암놈은 새끼를 추위에서 보호하기 위해 품고 있구나!!!
왜 어기서 새기를 낳았을까? 유기견인가?
근데 어제 왜 그렇게 짖었을까? 혹시 새끼 한마리를 산짐승에게 빼았긴 건 아닐까? 혼자서 이런 저런 상상에 접어듭니다.
집사람에게 사실을 이야기하니 즉석에서 산모를 위해 꽁치통조림 한통을 내왔기에 뚝배기에 담아 콘테이너 입구에 가져다 놓고 멀리서 지켜보니 암놈이 혼자서 다 먹는 동안 숫놈은 망을 보고 있네요
숫놈을 위해 통조림한통에 밥을 비벼 살짝 끓인다음 식혀서 가져다 놓았더니 숫놈은 맛만보고 뒤로 나앉아서 망을 봅니다.
날이 추워 빨리 먹지 않으면 얼어서 먹지도 못할 터인데 안타깝습니다.
옆에서 지켜보자니 사람보다 훨씬 더 부인을 생각하고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월등합니다.
흔히들 개보다 못한 인간이라고 말들하는데 맞는 말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잠시 산책나가는 부부를 따라가서 멀리서 찍는데 암놈은 계속 경계를 하다가 끝내 새끼를 지키기 위해 콘테이너 밑으로 돌아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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